혐오스러운 외모의 '러브버그', 살충제로 죽이면 안 되는 이유

2025.06.26. 오전 10:50
 안양시보건소는 급격히 더워진 날씨에 따라 여름 불청객으로 알려진 붉은등우단털파리(일명 '러브버그')의 활동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시민들의 쾌적한 생활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대응 방법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 최근 장마철을 맞아 고온다습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러브버그의 출현 빈도가 급증하고 있어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러브버그는 학명으로 '붉은등우단털파리'라 불리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붉은색 몸통과 검은색 털로 덮인 외관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주로 수풀이 우거진 지역이나 낙엽이 두껍게 쌓인 환경을 서식지로 선호하며, 특히 비가 내린 후 기온이 상승하는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번식과 활동이 활발해진다. 암컷 러브버그는 습도가 높은 부엽토와 같은 토양에 한 번에 300~500개의 알을 산란하는 놀라운 번식력을 보이며, 6월 중순부터 7월 초까지가 이들의 가장 왕성한 활동 시기로 알려져 있다.

 

환경부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러브버그는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성충은 식물의 화분매개자 역할을 수행하며, 이는 식물의 번식과 생태계 다양성 유지에 기여한다. 또한 애벌레는 토양 속 유기물을 분해하여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중요한 생태적 기능을 수행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러브버그가 독성이 전혀 없고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매개하지 않는 '익충'(이로운 벌레)으로 분류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러브버그는 대량으로 발생하는 특성이 있고, 다른 곤충들과 달리 사람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접근하는 독특한 습성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종종 사람의 옷이나 피부에 앉아 불쾌감을 주며, 특히 짝짓기 중인 러브버그 쌍은 서로 붙어 있는 모습이 혐오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생태학적으로는 이로운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에게는 불쾌감을 주는 해충으로 인식되고 있는 실정이다.

 

안양시보건소는 러브버그 퇴치를 위해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은 오히려 생태계를 교란하고 인체에도 해로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살충제는 러브버그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익한 생물들까지 죽일 수 있으며, 토양과 수질 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 실내로 러브버그가 침입했을 경우, 살충제 대신 분무기로 물을 뿌려 잡는 물리적 퇴치 방법이 환경과 건강을 위해 권장된다.

 

러브버그의 침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생활 속 대응 방법이 효과적이다. 우선 출입문 틈새를 꼼꼼히 점검하고 방충망에 손상이 없는지 확인하여 물리적 차단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러브버그가 어두운 색상에 덜 끌리는 특성을 활용해 외출 시 어두운 색상의 옷을 입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야간에는 실외 조명의 밝기를 최소화하거나 황색 계열의 조명을 사용하여 러브버그의 유인을 줄이는 것도 효과적인 대응 방법이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러브버그는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익충이지만,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정확한 정보 제공과 적절한 대응 방법의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선제적인 대응과 지속적인 홍보활동을 펼쳐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시는 앞으로도 러브버그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효과적인 대응 방법을 지속적으로 홍보하여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생태계와 조화로운 공존 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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